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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러시아

[러시아 여행] 2. 블라디보스톡 북한식당 평양관 탐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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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하자마자 너무 바빠져서

한 동안 블로그를 잊고 살았었는데, 

제 이야기를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반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포스팅 다시 시작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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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블라디보스톡 

"Gallary and more" 호스텔에 도착한 우리는

짐을 풀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저녁 9시에 외출을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겁이 없었던 것 같다.

[Gallary and more 호스텔 정보 - 별 4개]

https://www.airbnb.co.kr/users/show/3382526


우리에게 블라디보스톡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기위해 

잠시 들렸다가는 도시이기 때문에 

사전에 계획을 많이 세우진 않았다. 

(저녁에 도착해서 오전에 열차탑승)

많지 않은 계획 중 하나는 바로 

북한 식당 '평양관'에 가서 밥먹기 !


그런데 구글지도에 검색해보니 

걸어서 40분 거리였다.

러시아어를 하나도 할 줄 몰라서 

택시타기는 꺼려졌고,

아는것이 없으면 몸이 고생한다고.. 

우리는 40분 거리를 걸어갔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거리였다. 

그래도 밤거리는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러시아 형님들께 맞지않으려고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덕분에 평양관까지 무사히 도착~ 

진짜 40분정도 걸렸다.



평양관 외부의 모습이다.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게 될 

북한 사람들을 생각하니

매우 설렜다.


들어오니 아리따운 북한 여성직원분께서 맞이해주셨다.

한복을 입고 계셨는데 

배우 문채원씨를 닮으셨었다.

우리에게 메뉴판을 가져다주시고

갑자기 다짜고짜 "생일축하합니다 ^^" 래서 

'뭔 소리지?'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1월 8일이어서 

"새해 축하합니다"라고 한 것을

 우리가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잘못 알아들은 것이었다.

보통 한국은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라고 하는데 

북한은 우리와 달랐다.


우리는 메뉴판을 보고 3만원정도 쓰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시킨 메뉴는 '철판양고기볶음'과 '광어회' 

그리고 대망의 '평양냉면'이다.

밑반찬들은 한국의 맛과 비슷하였다. 

하지만 뒤따라 나오는 메인요리들은 

우리의 입맛을 의심하게 하는 맛이었다.


첫 번째로 양고기철판볶음이 나왔는데, 

양고기를 처음 접한 우리 둘은

냄새가 너무 꾸리꾸리하여 당황스러웠다.

세웅이는 "냄새는 이래도 맛은 있게 생겼다" 하고 

입에 넣었자마자 뱉었다.

평소에 정말 식성이 좋은 세웅이가 

입에 넣자마자 뱉은 경우는 처음봤다.

나는 돈아까워서 끝까지 먹었다.


두 번째로 광어회가 나왔는데 

양고기가 등장했을때보다 더 당황스러웠다.

  회가 두툼해서 너무너무 맛있게 생겼었지만,

그것은 훼이크였다.

이건 회가아니라 얼음보숭이다.

씹자마자 아삭~ 하는 소리와 함께 이빨이 시려워서

'회가 이렇게 차가울수도 있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린 광어회를 입안에 넣고 

살살 녹여서 먹었다.


세 번째로 평양냉면이 나왔다.

북한의 대표음식이므로 

분명 우리나라 냉면보다 맛있겠지?

라는 위험한 생각으로 덤볐던 우리는 

멍청했다.

세웅이는 "냉면 진짜 맛있게 생겼다 ㅎㅎ" 라고 하며

입에 넣자마자 또 뱉었다.

평양의 냉면은 차가울 '냉' 이 아닌가보다.

이제 막 요강에 오줌 받아서 만들어온 맛이었다.

어쩐지 오래걸리더라...

우리는 양고기, 광어회를 어찌어찌 다 먹긴했지만,

이 따뜻한 오줌냉면은 

도저히 못먹겠어서 남겼다..



이 평양관에서 가장 큰 성과는 바로

'평양 소주'를 득 했다는 것이다.

이 소주는 25도이다. 

우리나라 잎새주 클래식이 19도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도수이다.

평양 소주를 시키면 여직원이 와서 

직접 술을 따라주신다.

하지만 힘이 너무 없으셔서 

뚜껑을 못여셔가지고 내가 대신 열었다.

그리고나서 한잔 들이켜 보았는데, 

약간 연한 보드카 맛이 났다.

맛있어서 한 병 더 주문해서 기념품으로 챙겨갔다.




계산하기전에 화장실을 갔는데 

키가 165정도 되어보이는

북한 남성이 소변보고 있었다.

차림새는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권상우 패션과 똑같았다.

이 평양관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자주 찾는 식당인 것 같았다.



아무튼 우리는 계산을 하러 계산대에 갔다.

점장님처럼 보이는 아리따우신 분이

계산대 옆에서 보드카를 까고 

담배를 피우고 계셨다.

장사가 안되나보다.

나는 3만 5천원을 예상하고 내려했으나

점장은 그 2배 가격인 7만원을 내라고 했다.

알고보니 메뉴판에 적힌 가격은 1인분 가격인데

우리가 시킨 음식들은 다 2인분이라고 한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해외여행이 처음이라 경험이 없어서

무조건 OK해야될 것만 같았고,

나는 가지고 있는 지폐 여러장을 냈다.

잔돈을 거슬러줘야하는데

잔돈이 없다고 한다.

슬슬 화가나기 시작했다.

"그럼 잔돈 안주셔도 되니까 기념사진 한번만 같이 찍어주실 수 있나요?"

라고 물어봤다.

"죄송합네다 우리 아들이(애들이) 사진찍는거를 별로 안~좋아합네다~"

라고 대답했다.

국제적인 호구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결국 잔돈을 받지 못했고,

그 동안 한민족이라고 생각해왔던 북한이

처음으로 적이라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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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기까지 적으려고 했는데,

평양관 스토리 적다보니까 못적었다..


다음 포스팅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기 !


궁금한점이 있으시면 댓글에 질문해주세요~